나처럼 글을 자주 써야 하는 직업&환경일 경우 아주 공감할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소재를 찾는 것부터 글을 써 내려가는 전체 과정 중에서 단연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생각났어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아서, 감은 잡혔다 해도 여러 가지로 정보들이 충족되지 않아서, 의미 없는 글이 되지 않기 위한 명분을 찾느라, 정말 훌륭한 글을 쓰고 싶어서 등등.
한가지씩만 보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아닌데, 이러한 장벽들이 서로 맞물리는 순간 펜을 잡고 첫 줄을 써 내려가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
뭐 여러 가지 이유들 중에서도 첫 글을 쓰기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역시 너무나 완벽한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고민을 해결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게 쓸 생각’으로 글을 써 내려 가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실제로 가볍게 글을 쓸만한 공간이 있으면 효과가 훨씬 더 좋아진다(이 자유 포럼을 활용해도 좋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을 글을 한두 개씩 써 내려가다 보면, 마치 부끄러움에 익숙해져서 낯이 두꺼워 지듯이 점점 더 글을 잘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방법은 더 훌륭한 글을 쓰는 데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상당히 현실적인데, 우리는 완벽한 무언가를 해내기는 어려워하지만, 남들이 해놓은 것을 보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교정은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바로 이 논리를 본인에게 스스로 적용시키는 것이다.
완벽한 글을 한 번에 써 내려가기는 정말 어렵지만,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게 쓸 생각’으로 적당히 써 내려간 글을, 내가 스스로 보면서 지적해 나가는 것은 훨씬 더 수월하다(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지적할 부분이 잘 보인다).
이 방법의 핵심은 내가 쓴 글을 남을 지적하듯이 냉철하게 지적하는 것이고, 그럴수록 더욱 효과가 증가한다.
글을 써 내려가기 어려운 당신, 지금 당장 이곳에 생각나는 글을 일단 써 내려가 보도록 해라. 그럼 모든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풀리게 될 것이다.